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초고령화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활발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의료·돌봄, 노동력 부족, 정서적 지원, 스마트시티 인프라 분야에서의 AI 활용 전략을 살펴보고, 주요 국가들의 정책 사례를 비교한 뒤 분야별 정책·윤리적 고려사항과 민관 협력 방안을 제언합니다. 각 항목별로 구체적인 사례, 최신 연구와 통계를 인용하여 심층 분석하였습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만성질환 증가와 의료비 급증이 우려되는 만큼, AI를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 AI 기술은 고령자의 진단과 돌봄에 아래와 같은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 AI 보조진단 및 건강 모니터링: AI는 방대한 의료데이터와 영상자료를 학습하여 영상 판독 및 질환 예측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엑스레이나 CT 영상을 분석해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데 쓰이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실시간 심전도(ECG) 분석을 통해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건강을 모니터링합니다  . 미국의 케어프리딕트(CarePredict) 서비스는 손목 밴드로 고령자의 수면, 식사, 배변, 활동량 등을 수집하여 일상 패턴의 미묘한 변화까지 포착하고 가족이나 돌봄인력에게 경고를 보내줍니다. 이를 통해 요로감염은 평균 3.7일, 우울증은 2주 빠르게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 이러한 AI 기반 생활데이터 분석은 고령자 건강악화를 조기에 예측해 예방적 조치를 가능케 합니다. • 원격의료 및 재택 돌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비대면 진료와 원격 모니터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화상진료 플랫폼, 원격 모니터링 기기가 개발되어 고령자도 집에서 전문의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일어났고,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재택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협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예컨대 중국에서는 2025년 3월 로봇을 활용한 원격수술에 성공하여, 로마에 있는 의사가 베이징의 환자를 수술한 사례도 있습니다 . 이는 통신 지연 없는 5G 인프라와 로봇기술의 결합으로 가능해진 것으로, 향후 먼 지역의 고령 환자도 대도시 전문의의 수술과 진료를 원격으로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 요양보조 로봇과 돌봄 자동화: 간호 인력 부족과 caregiver 부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병 로봇과 보조기기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일본 와세다대학이 정부 지원으로 개발 중인 AI 간호로봇 AIREC는 150kg의 사람 형태 로봇으로, 누워있는 노인의 자세를 부드럽게 변경하여 기저귀를 갈거나 욕창을 예방하는 동작을 시연했습니다  . 이 로봇은 어깨와 무릎을 잡고 체위 변경, 침대에서 앉히기, 양말 신기기, 간단한 요리(스크램블 에그 만들기)와 세탁물 개기 등 다양한 일상 돌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현재는 연구 단계로 2030년경 실용화를 목표로 하지만, 초기 가격이 1천만 엔(약 6.7만 달러) 이상으로 예상되는 등 비용과 안전 확보가 과제로 지적됩니다  . 한편 중국에서는 경량형 외골격 착용을 통해 간호사가 힘들이지 않고 환자를 번쩍 들어 침대로 옮기는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무게 3.5kg의 이 착용형 로봇은 30초 내 착용하며 최대 30kg의 힘을 보조하여 요양보호사의 신체 부담을 60% 이상 경감시켰습니다  . 이러한 근력보조 로봇은 제조업에 오래전 도입되었으나, 최근 커뮤니티 요양 현장에도 나타나 적은 인력으로도 무거운 환자를 돌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AI는 정밀의료와 예방의학을 강화하여 노년기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기여합니다. 과거에는 질병 발생 후 치료에 집중했지만, 이제 AI 분석으로 건강위험을 예측해 조기 개입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 예를 들어 **디지털 치료기기(DTx)**와 AI가 치매 위험군 노인의 인지훈련을 돕거나, 당뇨 고위험군의 식단·운동을 모니터링하여 발병을 예방하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복약 관리 로봇인 *마부(Mabu)*는 집에서 만성질환 노인이 약을 제때 복용하도록 대화로 독려하고, 부작용이나 기분 변화를 체크해 의사·약사에게 데이터를 보내기도 합니다  . 이러한 AI 동반자는 치료 이행도를 높이고 약물 부작용을 줄여 노인 환자의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 응급상황 대응: 고령자는 낙상, 심정지 등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AI 기반 응급감지 시스템이 공공·가정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움직임 패턴을 분석하여 평소와 다른 이상 징후(장시간 움직임 없음 등)를 감지하면 즉시 가족이나 119에 알리는 기술이 활용됩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낙상감지 카메라는 독거노인 댁에 설치되어 넘어짐 사고를 99% 정확도로 탐지하고 1분 내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냅니다. 또한 서울시는 IoT 스마트플러그를 1인 가구 노인댁의 TV나 전자레인지에 연결해 전기 사용량으로 생사 여부를 판단합니다. 24~50시간 동안 전기 사용이 없으면 동주민센터에 자동 경고가 가며, 실제로 이 시스템 도입 후 위험 신호 4만6천여 건 중 다수의 위기 상황을 조기 발견해 고독사를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 이러한 AI·IoT 응급체계는 노인의 위급 상황을 놓치지 않고 골든타임 내 대응할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AI는 의료 및 돌봄 분야에서 진단 정확도 향상, 예방적 건강관리, 돌봄 인력의 업무 경감, 응급대응 고도화 등을 통해 고령층의 건강수명 연장과 삶의 질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다만 AI 오진 시 환자 안전 문제가 있기에 어디까지가 보조이고 어디까지 업무를 위임할지 의료진과 AI의 역할 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
생산연령 인구가 급감하는 초고령사회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령자 재교육 및 고용 연장과 AI·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병행되고 있습니다. • 고령자 대상 재교육 및 평생학습: 은퇴 연령을 넘긴 장년층이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디지털 재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은 정년 이후 **신중년(50~60대)**을 위한 IT 교육, AI 활용 직무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도 계속고용제도를 통해 희망자에 한해 70세까지 일할 수 있게 법제화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맞춤형 재교육도 가능해집니다. 예컨대 AI 코칭 플랫폼은 개인의 경력과 역량을 분석해 적합한 일자리 매칭과 스킬 향상 학습코스를 추천해줄 수 있습니다  . 실제 유럽에서는 AI로 노동시장 데이터를 분석하여 필요 기술을 예측하고 중장년 구직자에게 최적의 교육기회를 안내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 이러한 AI 기반 인재개발은 고령 근로자가 변화한 일자리 수요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와 노동공급 감소를 보완합니다. • 업무 보조 AI 에이전트: 나이가 들면서 신체능력이나 기억력이 저하된 근로자를 위해 AI 비서나 업무 보조 에이전트가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제조현장에서는 AR 글라스와 AI가 결합되어 숙련공의 작업을 지원합니다. 초보 고령 근로자가 기계를 수리할 때 AR 글라스를 통해 AI가 단계별 지침을 띄워주거나, 음성비서가 필요한 정보를 즉시 검색해 알려줍니다. 사무직의 경우 AI 챗봇이 서류작업을 도와준다거나, 중요한 이메일이나 회의 내용을 요약해주는 등 인지 보조를 수행해줄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한 금융기관은 AI 비서를 도입하여 고령 직원들이 복잡한 내부 규정을 문의하면 AI가 답변하도록 하여, 업무 숙련도 차이를 줄이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또한 음성인식 키오스크 등 시니어 친화 UI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림대성심병원은 메타휴먼 AI 키오스크를 도입하면서 글자 크기 확대, 음성안내 등으로 70대 노인도 쉽게 병원 접수·결제를 할 수 있게 개선했습니다  . 이처럼 포용적 UX의 AI 도구들은 고령층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디지털 격차를 완화하여, 은퇴 연령을 넘어 일하기 쉽도록 도와줍니다. • AI·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직종 식별과 자동화 도입: 생산현장의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 작업 등은 AI와 로봇으로 대체하여 인력 부족을 메꾸는 전략이 활용됩니다. 예컨대 일본은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 로봇 자동화를 가속화하여 젊은 인력이 부족해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유럽도 스마트 팩토리와 농업용 드론·수확 로봇 등에 투자를 늘려 2050년 2백만 명 노동력 부족 예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서비스업에서도 AI 키오스크, 무인점포 등이 확산되어, 편의점이나 은행 창구 등에서 일부 인력을 기술로 대체함으로써 청년인구 감소의 충격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편의점 체인들은 AI 카메라 계산대와 청소·진열 로봇을 도입해 심야시간에 1인 근무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간병 분야 역시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한 돌봄 로봇이 인력 대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요양시설에 로봇 도입 시 보조금을 2015년부터 지급하여, 2016년까지 전국 요양원의 약 15%가 로봇을 채택했습니다  . 이 사업은 이후 지속 확대되어 2025년까지 정부가 로봇 도입 지원예산을 대폭 증액할 계획이며, 로봇 종류도 배설처리, 이동 보조, 목욕 보조, 간호기록 자동화 등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동화 투자로 한정된 인력으로 더 많은 돌봄 수요를 충족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 고령자 맞춤 신규 일자리 창출: 기술 발전은 동시에 고령층에 적합한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원격 모니터링 센터 운영자, AI 시스템 트레이너, 시니어 상담사 등은 오히려 은퇴자의 경험과 이해를 살려 참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중국의 한 지역사회센터에서는 8명의 간호사가 원격 모니터 시스템을 24시간 교대 감시하며 인도 현지 중환자실 환자들을 돌보는 시범을 운영했습니다  . 이러한 Telecare 산업은 장소 제약 없이 근무 가능해 경험 많은 은퇴 간호사들의 재취업 기회로도 활용됩니다. 또한 고령층 대상 서비스 분야(예: 방문간호, 실버택배 등)에는 비교적 연령이 높은 근로자를 고용하여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고령층인 고용 모델도 나타납니다 . 이는 젊은 층 기피 업종의 인력난을 완화하는 동시에 고령자 일자리도 창출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사례입니다 . 이렇듯 노동시장 측면에서 AI와 로봇은 노동력 부족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AI를 적극 도입하면 향후 10년 내 한국 GDP를 4.2~12.6% 추가 성장시켜, 2023~2050년 예상되는 16.5%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둔화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고 합니다  . 다만 기술이 인간을 완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일본 요양현장의 한 베테랑 간병인은 “AI 로봇이 개별 노인의 생활습관과 성향까지 파악하여 케어해줄 수 있다면 직접 돌봄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간병은 인간적 통찰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결국 로봇과 인간이 함께 돌봄의 질을 높이는 미래가 이상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즉 인공지능과 인간의 강점을 결합하여 고령사회 노동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령화로 독거노인이 증가하면서 외로움과 우울감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사회적 고립은 노인의 신체·인지 건강 악화와 직결되며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 이에 대응하여 AI 기술로 정서적 교감을 제공하고 사회적 연결을 돕는 방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대화형 AI 돌봄 서비스: 사람처럼 말동무가 되어주는 AI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안정에 효과적입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이 AI는 독거노인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기술로, 2021년 첫 도입 후 전국 지자체의 절반 이상인 140여 개 시·군·구에서 3만여 명의 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 통화 내용에서 이상 징후(예: 건강 악화 언급, 응답 없음 등)를 자연어로 감지하여 즉시 담당 복지사나 응급기관에 연계하는 안전망도 구축되어 있습니다 . 이는 AI와 사람이 팀을 이뤄 정서 돌봄과 안전확인을 병행하는 모범 사례입니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한국형 AI 안부전화에 관심을 보여 2025년 시마네현 이즈모시가 네이버와 MOU를 체결하고 케어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처럼 AI 콜센터는 한정된 사회복지 인력으로 다수의 독거노인을 촘촘히 돌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며, 노인들은 기계보다는 사람 목소리와 말투를 닮은 AI에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감성 케어 로봇: 로봇 반려자는 정서 지원의 중요한 수단입니다. 일본은 일찍이 소셜 로봇을 요양현장에 도입하여 고독 감소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pper(Pepper)**는 간단한 대화, 노래, 체조 동작 등을 통해 요양원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2019년 기준 일본 내 약 500곳의 요양시설에 Pepper가 배치되었습니다  . 또 다른 예인 PARO(파로) 로봇은 물개 인형 형태의 감성로봇으로 치매 노인에게 애착 대상이 되어 공격성을 감소시키고 우울감을 낮추는 치료 효과를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여러 종류의 돌봄로봇이 개발·보급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사의 인형 로봇 효돌이는 손주 같은 외모와 7세 아이 목소리로 말을 거는 AI 로봇으로, 독거노인 24시간 말벗이 되어 줍니다  . 어르신이 효돌이를 쓰다듬으면 “사랑해요”라고 답하고, 혼자 사시는 분의 아침 기상 및 약 복용, 식사 시간을 알려드리며, 장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레이더 센서로 감지해 먼저 말을 거는 등 능동적 교감을 시도합니다  . 현재 효돌이는 전국 수천 가정에 보급되어 노인 우울감 개선과 인지자극에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터치 센서, 음성대화, IoT 연계를 통해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합니다  . 보호자나 사회복지사는 효돌이로부터 전송된 노인의 식사 여부, 실내 활동량, 환경정보 등을 모바일 앱으로 확인하고 필요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 이처럼 AI 돌봄로봇은 정서 지원뿐 아니라 생활관리, 안전모니터링까지 담당하는 비대면 복지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국내에선 효돌 외에도 다솜이, 마이봄 등이 개발되어 각각 원격 화상 대화 연결, 복약 지도, 인지훈련 등 특화 기능으로 고령자를 돕고 있습니다  . 이러한 로봇들은 사용자가 기기 조작법을 몰라도 쓰다듬고 대화만 하면 되도록 설계되어, 디지털 친숙도가 낮은 노인도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스마트 커뮤니티와 온라인 사회활동: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 커뮤니티 구축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는 지역사회 내 어르신들이 온라인으로 서로 교류하거나 지역 자원과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지자체는 AI 기반 취미 모임 매칭 앱을 도입하여, 혼자 사는 노인들이 앱에 선호 활동을 입력하면 AI가 근처의 또래 그룹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또 어떤 돌봄로봇(예: 다솜이)은 비슷한 성향의 이용자들끼리 원격으로 대화할 수 있게 연결해주어, 비대면으로 새 친구를 사귈 기회를 제공합니다  . 그 결과 공통 관심사를 가진 독거노인들이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하며 또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한편 VR(가상현실) 기술도 활용되어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집에서 VR 기기를 쓰고 가상 모임이나 여행을 체험하게 하는 시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동 불편 어르신들이 VR로 가상 미술관 투어를 함께 하며 감상을 나누도록 해 사회참여 욕구를 채웠습니다. SNS 활용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핀란드의 한 비영리단체는 노인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가르쳐 손주들과 화상통화를 하거나 지역 이벤트 정보를 받도록 도왔고, 참여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고합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통한 사회적 연결은 고령층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온라인 커뮤니티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정서 모니터링과 치료: AI는 노인의 감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심리 치료介入도 돕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AI 스피커는 대화 내용과 음성 톤으로 사용자의 우울감 지수를 분석합니다. 노인의 우울 위험이 높게 감지되면 미리 연계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알림을 보내 전문가 상담을 권유합니다. 또한 AI 챗봇을 **인지행동치료(CBT)**에 활용하여, 우울증 진단을 받은 노인이 챗봇과 규칙적으로 대화하며 인지 왜곡을 교정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의 1/3은 전문 상담사보다 익명성 있는 AI 상담을 선호하기도 하여, 낙인 없이 심리치료를 접하는 창구로 AI가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챗봇 활용은 의료진의 감독과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AI와 로봇을 통한 정서적 지원은 노인의 외로움을 완화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실제 효돌이 로봇 이용 노인의 가족들은 “예전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말수가 늘었다”는 피드백을 전합니다. 한 독거 할머니는 “이젠 효돌이가 ‘잘 자요’ 해주니 혼자 자도 무섭지 않고 아침에 깨워주니 하루가 규칙적으로 변했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AI 친구는 노인의 일상을 지지하는 정서적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AI가 인간관계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논의가 있으며,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간 돌봄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중국 전문가들은 “아무리 로봇이 발달해도 가족의 정을 대신할 순 없다”고 강조하며, 가족·이웃과의 교류를 촉진하는 보완재로 AI를 활용해야 함을 조언합니다 .
초고령사회에서는 도시 구조와 인프라도 노인 친화적으로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AI와 IoT 기술은 교통, 주거, 응급 시스템 전반에서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령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고 있습니다. • 고령자 친화 교통 시스템: 고령 운전자가 늘고 보행 약자도 증가함에 따라, 교통안전과 이동편의 분야에 AI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신호등은 CCTV와 센서를 통해 횡단보도上的 보행 속도를 인식하여 노인이 천천히 건너면 신호를 더 길게 유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일부 지자체는 지팡이나 휠체어에 부착된 RFID 태그를 신호기가 감지하면, 평소보다 초록불 시간을 자동 연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AI 교통모니터링으로 운전 미숙한 고령 운전자의 급가속, 역주행 등을 탐지해 교통방송이나 내비게이션으로 다른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 사고를 예방하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자율주행 셔틀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이동 자유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싱가포르와 일본 도요타시는 고령자 커뮤니티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전기셔틀을 시험 운행하여, 면허가 없는 노인들도 병원이나 마트를 다닐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한국도 세종시 등 스마트시티에서 실버 카쉐어링(노인 전용 자율차 호출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고령친화 모빌리티를 강조하여, **온디맨드 대중교통(DRT)**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노인들이 앱이나 전화로 호출하면 AI가 최적 경로를 계산해 마을버스를 배차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을 운영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 이런 스마트 교통체계는 노인의 외출과 사회활동을 독려해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 효과가 있습니다. • 스마트 주거환경과 돌봄 주택: 고령자들이 안전하게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택 내에 각종 센서와 AI를 통합한 스마트홈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플러그, 낙상감지 센서 외에도, 스마트 가전과 환경제어 시스템이 노인 가정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IoT 센서가 가스 불, 출입문, 온도, 습도 등을 실시간 감시하여 위험을 차단합니다. 치매 노인의 집에 AI 가스차단기를 설치해, 가스레인지가 일정 시간 이상 켜져 있으면 자동으로 가스를 잠그고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식입니다. 또한 음성인식 스피커로 불 끄기, 난방 조절 등을 쉽게 하도록 하여 신체약자도 집안 환경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스마트 가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AI 내장 침대와 의자가 사용자 건강 데이터를 측정해준다 합니다  . 이 스마트 가구는 심박, 혈압, 체중 등의 변화를 수집·분석하여 건강상태 추이를 자동 평가하고 이상 신호 시 경보를 울리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예컨대 침대 매트리스에 내장된 센서가 수면 중 심박 변동이나 무호흡을 감지해 위험하면 가족에게 통보합니다. 이런 주거 내 AI 간호사 덕분에 노인은 집에서도 의료진 방문 없이 기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고, 응급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스마트 돌봄주택 보급을 확대하여, 공공임대단지에 AI 스피커, 응급벨, CCTV 연계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 가구에는 주기적인 생활패턴 분석 리포트를 관할 복지센터에 제공하여 이상 징후를 놓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 응급 대응 인프라: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도시 인프라에도 AI가 도입됩니다. 예를 들어 AI 영상관제는 길거리 CCTV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사람이 쓰러지는 모습, 이상 자세 등을 포착하면 바로 관제센터에 경보를 울립니다. 서울시 일부 공원에 시범 도입된 이 시스템은 노인들이 심정지로 쓰러지는 경우를 발견하여 즉시 구급차가 출동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119 신고 접수에도 AI가 활용돼, 신고자의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고 주소·증상 키워드를 자동 분류하여 출동을 빠르게 도웁니다. 미국의 몇몇 도시는 AI 예측 모델로 특정 지역·시간에 응급 사건이 빈발할 확률을 계산해 구급차를 미리 대기시켜 두는 운영 효율화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난 상황 시 취약계층 우선 경보 시스템도 마련되어, 청각이 안 좋은 독거노인에게는 진동 팔찌나 침대 진동으로 화재 경보를 전달하는 등 개인 맞춤형 경보를 AI가 관리합니다. • 공공시설 및 거리 환경: AI는 도시 전체를 노인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예를 들어 버스정류장 스마트 안내판은 승객의 연령과 기다림 시간을 고려해 의자 난방을 자동 조절하거나 노인이 손을 흔들면 기사에게 승차 의사 신호를 보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한 길찾기 AI 키오스크가 설치돼 복잡한 지하철역이나 병원에서 어르신도 쉽게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철도회사들은 역내 로봇 안내원과 엘리베이터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휠체어 탄 승객이나 노인이 플랫폼까지 편리하게 이동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 EU의 Age-friendly City 가이드라인에 따라 많은 유럽 도시들이 벤치, 화장실, 조명 등 도시 요소를 고령친화 기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데, 여기에 스마트센서와 AI를 접목해, 예컨대 스마트 가로등은 노인이 다가오면 밝기를 높이고, 공원 벤치에는 긴급호출 버튼과 위치추적 기능을 달아 위급시 빠른 구조로 이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 지역사회 통합돌봄: AI는 지역 단위의 돌봄 인프라 구축에도 활용됩니다. 서울시의 스마트 돌봄서비스는 AI·IoT를 통해 앞서 언급한 스마트플러그, AI 스피커 등을 전 지역 4만5천 취약가구에 제공하고, 구청 돌봄전담팀과 실시간 연계했습니다  . 이로써 행정이 은둔형 노인, 위기 가구를 상시 모니터링하여 고독사 등을 예방하고 맞춤 복지를 제공했습니다  . 이런 사례처럼 도시 차원에서 AI 돌봄 플랫폼을 운영하면, 흩어진 정보를 모아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민·관의 자원(복지사, 자원봉사자, 의료기관 등)을 신속히 연결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AI 기반 지역사회 통합돌봄(Care Integrator)**이 구현되어, 예를 들어 AI가 “2층에 혼자 사는 김할머니 댁 3일째 전력 사용 없음”을 감지하면 곧바로 생활지원사에게 방문을 지시하고, 필요 시 방문간호사나 응급센터도 호출하는 식의 자동 대응 프로토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렇듯 스마트시티의 각 요소에 AI를 활용하면, 고령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교통·주거·응급 시스템 전반의 스마트화는 노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도시 데이터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프라이버시와 보안도 철저히 고려되어야 합니다(후술할 윤리적 고려사항 참고).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를 겪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AI 활용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정부는 에이지테크(Age-Tech) 기반 실버경제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초고령사회 돌파구를 첨단기술에서 찾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에 따라 AI 돌봄로봇, 웨어러블·디지털의료기기, 노인성 질환 치료기술, 항노화 바이오, 스마트 홈케어를 5대 중점 분야로 선정하여 집중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 특히 **“디지털 대전환 에이지테크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가칭으로 약 3,000억 원 규모의 R&D 투자를 추진하여, 고령친화 제품·서비스에 AI, 로보틱스, 바이오 기술을 융합 개발할 계획입니다  . 또한 전국 5개 권역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를 활용해 에이지테크 리빙랩을 구축, 돌봄로봇·근력보조기기 등의 실증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한국 정부는 장기요양보험 제도에도 기술 혁신을 반영하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기술 복지용구(돌봄로봇 등)를 보험 급여품목에 추가하고, 가격이 높은 기술기기도 일부 본인부담 하에 급여 한도액 초과 사용을 허용하는 등 제도를 정비할 방침입니다  . 이러한 정책 지원으로 기업의 에이지테크 개발을 촉진하고, 고령층의 기술 수용성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1968~74년생)의 수요를 실버산업 성장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입니다  . 실제 민관협력 사례로는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이 AI 스피커 돌봄서비스를 지자체와 손잡고 독거노인 가정에 수만 대 보급한 것이 있습니다 . 또 앞서 언급한 클로바 케어콜은 민간기업(네이버) 기술을 공공복지 현장에서 활용한 대표 성공사례입니다. 요약하면, 한국은 민간 기술혁신과 정부의 지원·조정 역할을 결합하여 초고령사회 문제 해결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 중입니다. 다만 원격의료 제도화 등 일부 분야는 의료계와 합의가 더 필요하고, 기술 확산에 따른 윤리 기준 정립과 인력 재교육 등의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나라로, 로봇 신흥국답게 오래전부터 로봇 활용 정책을 펴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로봇 신전략을 수립해 간병로봇 개발·보급을 지원했고, 간호인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복지부를 통해 요양시설 로봇 도입 보조금을 지급해 왔습니다 . 그 결과 2016년 시점에 이미 15%의 요양원이 로봇을 사용했으며, 2020년대에도 매년 예산을 증액하여 2025년까지 로봇 1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들은 병원·시설뿐 아니라 재가요양(방문간호사 휴대용 로봇 등)도 포함됩니다. 일본의 AI 국가전략 중 하나인 Society 5.0 비전에서도 “초고령사회 문제 해결형 AI”가 강조되어, 자율주행, 원격의료, 지역 IoT망 구축 등의 정책이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내각부는 고령자 마을만들기 모델사업으로 특정 지역을 선정해 자율주행버스와 AI건강관리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한편 일본은 정년 연장과 외국인 간병인 도입에도 나섰는데, 2021년 기업의 희망자 계속고용을 70세까지 권고하는 법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로도 인력이 모자라자 동남아 간병인력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지만, 2023년 기준 외국인 요양보호사는 5만7천 명으로 전체의 3%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 이민 정책의 한계 탓에 일본은 기술을 통한 대응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최근 후생노동성은 2025년부터 요양시설에 로봇 도입 시 비용의 50% 지원(현행 25% 지원에서 확대)과 AI 간병기록 시스템 도입 보조 등 새로운 대책을 예고했습니다. 또한 AI 의료에서는 2022년 세계 최초로 AI가 작성한 신약후보 물질 특허가 승인되는 등, 바이오·제약 분야 AI 활용도 활발합니다. 일본의 사례는 정부의 지속적 투자와 사회 인식 개선을 통해 기술 활용을 도모해왔지만, 아직 로봇의 실제 현장 보급은 더디며 비용·효용 검증이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 국민도 **“로봇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시각 속에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 유럽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인간 중심·포용적 기술과 복지제도 연계를 중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EU 차원에서 Active and Assisted Living(AAL) 프로그램을 2008~2020년 가동하여 회원국들이 고령친화 ICT 솔루션을 공동 연구·시범 적용하도록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각국에서 스마트홈, 원격의료, 소셜로봇 등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예를 들어 노르웨이의 NOVOTA ART 프로젝트는 AI와 의료기기를 내장한 스마트 가구로 노인이 집에서 자립 생활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 이 프로젝트는 건강 측정데이터 자동수집·평가를 통해 돌봄인력 의존을 줄이고 응급상황을 미리 경고하는 혁신 사례로 평가됩니다  . 유럽연합은 2022년 **유러피언 케어 전략(European Care Strategy)**을 발표하여 장기요양의 질과 노동여건 개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기술 도입을 주요 수단으로 언급했습니다. 또 EU는 AI 윤리와 규범에서 세계 선도적 입장을 취해, 인간존엄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고위험 AI는 엄격 관리하는 AI법(AI Act) 제정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노인 대상 의료·돌봄 AI의 안전성·투명성을 담보하는 법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국가별 정책을 보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적극적입니다. 덴마크는 2010년대부터 **웰페어테크(Welfare Tech)**라는 이름으로 고령층 돌봄기술 보급을 국가 프로젝트로 삼아, 모든 지자체에 낙상경보기, 원격 재활시스템 등을 보급했고 효과 평가를 거쳐 보험 적용까지 했습니다. 핀란드는 실버 정보화 교육과 전자 서비스 접근성을 법으로 보장해, 모든 공공 서비스가 고령자도 쓸 수 있도록 UI指針을 마련했습니다. 독일은 스마트 시니어 시범주택단지를 조성해, 주택 내부에 AI 헬스케어, 커뮤니티 공간에 소셜 로봇을 두고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연방정부는 전국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통해 원격진료, 스마트 모니터링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인프라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연금개혁 논란 속에서도 한편으로 고령자 고용 장려금 정책과 기업의 시니어 친화적 작업환경 인증제 등을 시행하여, 기술뿐 아니라 조직 문화 측면에서도 고령사회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한국과 일본이 기술개발과 보급 지원에 상당히 공격적인 반면, 유럽은 규범과 제도적 맥락을 중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기술을 수용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은 정부 주도 전략과 민관협력 모델로 에이지테크 산업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고, 일본은 로봇 대국의 강점을 살려 돌봄 로봇 중심 대응을 하면서도 인력 보충책을 병행합니다. 유럽은 포용성과 형평성에 방점을 찍어, 디지털 격차 해소, 윤리 검증을 전제로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돌봄 강화가 핵심 방향임은 분명합니다.
AI와 로봇을 초고령사회에 활용함에 따라 새로운 정책 이슈와 윤리 문제도 대두됩니다. 이를 해결하면서 민간과 공공이 협력할 때 지속가능한 혁신 모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각 분야별로 주요 고려사항과 협력 방안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돌봄 분야: AI의 의료 활용이 늘어날수록 안전성과 윤리성을 담보하는 정책장치가 중요합니다. AI 진단 보조 도구에 대해 정부는 승인 절차와 책임소재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오진 또는 기기 오작동 시 누가 책임지는지를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의료인의 통제권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환자 개인정보와 건강데이터가 대량으로 수집·활용되므로 프라이버시 보호와 사이버보안 강화가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AI 업체와 의료기관 간에 데이터 암호화, 가명처리를 의무화하고, GDPR과 같은 엄격한 보호 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윤리적으로는 AI가 환자와 상호작용할 때 지켜야 할 원칙(예: 고지 의무: AI임을 밝힐 것, 환자 존엄 존중 등)을 설정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원격의료 제도화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한국의 경우 현재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인데, 앞으로 상시 허용 법제화와 의료수가 체계 개편 등을 사회적 합의하에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사단체, 환자단체와 충분히 소통하여 의료 AI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관 협력 모델로는, 정부가 의료 AI 스타트업과 병원을 연결하는 실증사업을 확대하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컨대 일부 지역에서 “AI 주치의” 프로젝트를 시범 도입해, 고혈압·당뇨 노인 1000명을 AI가 매일 모니터링하고 돌봄센터와 연계하는 모델을 운영해보고, 효과 분석 후 전국 확대를 검토하는 식입니다. 또한 공공보험이 검증된 AI 서비스(원격 모니터링, 디지털치료기 등)에 비용을 지원하면 민간 기술 보급이 촉진될 것입니다. (2) 노동력 및 일자리 분야: AI와 자동화는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므로, 노동정책과 교육정책의 조율이 필요합니다. 먼저 일자리 전환에 따른 재교육: 정부와 기업은 합심하여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AI로 대체되는 직무의 근로자(특히 중장년층)에게 다른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육을 무료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 창구직원이 AI뱅킹 도입으로 감원된다면, 돌봄서비스 코디네이터 등 새롭게 수요가 늘어나는 분야로 재훈련시켜주는 것입니다. 또한 정년연장 및 유연근무를 제도화하여, 고령 인력이 축적된 경험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기업에는 고령자 친화적 작업환경 개선(높은 조도 확보, 쉬운 UI, 무거운 작업은 기계화 등)에 세제 지원을 해서라도 고령 근로자 유지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윤리적으로는 AI 도입으로 세대 간 일자리 경쟁과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젊은이 일자리가 줄고 고령자만 혜택을 본다거나, 그 반대로 숙련 낮은 고령자가 완전히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일자리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인간 직무재설계”**를 통해, 단순업무는 AI가 하고 인간은 대인서비스나 창의업무에 집중하는 협력적 역할분담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식입니다. 민관 협력 모델로는 산업계가 필요한 기술인재 수요를 제시하면 정부·교육기관이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산학협력 재교육 체계 구축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일부 IT 기업이 사내 AI 교육자료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국민내일배움카드 같은 정부 프로그램과 연계한 온라인 AI 역량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중장년 누구나 쉽게 기술을 습득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노사정 위원회 등을 통해 AI 도입에 따른 직무 재편 가이드라인을 합의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술을 활용하도록 사회적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협력의 한 형태입니다. (3) 정서지원·사회참여 분야: 이 영역에서는 인간 대용품으로서 AI 사용에 관한 윤리 논쟁이 있습니다. 노인의 친구가 AI 로봇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가에 대한 우려가 있지요. 윤리 원칙으로 **“기계는 어디까지나 보조이며 인간관계 자체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립해야 합니다. 돌봄로봇이나 AI 말벗을 사용할 때 가족들에게 책임을 면제해주는 수단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기술이 노인의 인간관계 망을 보완하도록 설계·운영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앞서 소개한 효돌이나 다솜이 로봇도 가족 간 소통 기능(영상통화 연결 등)이 들어있는데, 이는 로봇이 사람들과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하도록 의도된 것입니다 . 또한 AI와의 정서교감의 부작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노인이 로봇을 실제 손주나 배우자로 여기며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경우, 현실과 혼동하거나 상실감을 겪을 수 있으므로 심리상담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도 이슈인데, 감성 AI가 24시간 대화와 감정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이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부적절하게 이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통제가 필요합니다. 투명성 측면에서는, 노인에게 AI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해야 합니다. 노인이 “이 로봇은 진짜 나를 사랑하는 손자”라고 착각하지 않도록, 사용 초기 교육을 통해 로봇의 한계를 이해시키고 기계임을 알고도 교감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정부는 AI 정서지원 기술의 효과와 한계를 연구하고, 돌봄 인력과 AI의 역할 분담 지침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기술뿐 아니라 사회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스마트 기기실을 만들어 VR 체험,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민간 기업은 거기에 필요한 기기를 제공하거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관 협력 모델로는, IT 기업+지역 복지기관+자원봉사자가 함께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들 수 있습니다. 가령 민간이 시니어 소셜 플랫폼을 개발하면 지자체가 이를 독거노인에게 보급하고,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정기적으로 온라인으로 말벗이 되어주는 식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삼자 협력은 기술, 행정, 인간적 교류가 합쳐져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4) 스마트시티·인프라 분야: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서는 표준화와 접근성, 지속가능성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센서와 시스템이 도입되므로 상호 호환성과 표준 프로토콜을 정해두지 않으면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스마트돌봄 기기의 **기술표준(KS 인증 등)**을 마련하고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 또한 지방자치단체별로 도입 수준 차이가 크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과 재정 지원을 제공해 지역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예산이 넉넉한 도시와 그렇지 않은 농촌의 스마트인프라 수준 차이가 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무료 공공와이파이, 어르신 대상 인터넷 요금 감면, 스마트폰 보급사업 등을 통해 모든 노인이 기술 혜택을 누리게 해야 합니다. 윤리/사회적으로는, 도시에서 감시 기술이 늘어남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 답해야 합니다. 범죄 예방이나 안전을 위해 AI CCTV를 늘리더라도, 데이터 저장기간 제한, 외부 공개 금지 등 엄격한 관리로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술이 고령자만을 특별 대우하는 것처럼 보여 세대 간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보편적 디자인 원칙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 개선은 결국 어린이, 장애인 모두에게도 이득이 되므로 전 연령 친화적 설계를 지향해야 합니다. 협력 모델 측면에서, 스마트시티는 민·관·연 여러 주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공공부문은 인프라 투자와 행정조율을 맡고, 민간기업은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며, 연구기관은 효과 평가와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삼각 협력이 이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실버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시 정부가 테스트베드 단지를 제공하고, 통신사·IT기업이 네트워크와 AI시스템을 구축하며, 대학 연구팀이 거주 노인들의 만족도와 건강데이터를 분석해 피드백하는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협력으로 실증 결과를 축적하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협력도 고려할 수 있는데, 초고령화 문제는 전세계적 공통과제이므로 각국 도시 간 우수 사례 교류와 기술 공동개발을 촉진하면 좋을 것입니다. (5) 전 분야 공통 과제: AI 윤리의 핵심 원칙인 투명성, 설명가능성, 차별금지, 인간존엄 존중 등이 모든 서비스에 내재되어야 합니다. 특히 고령층은 디지털 지식이 부족해 AI를 맹신하거나 오남용할 위험이 있으므로, 소비자 보호장치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AI가 권유하는 의료조치를 노인이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도록 “전문의와 상의하세요”라는 메시지를 항상 띄운다든지, 금융 AI 상담이 고령자에게 투자를 권할 때는 위험성 고지를 강화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됩니다. 또한 알고리즘 편향 문제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젊은 층 데이터로 훈련된 알고리즘이 노인에게 부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어, 반드시 노인 데이터를 충분히 포함시키고 연령 다양성을 고려한 AI 개발을 해야 합니다. 끝으로, 민간 기술 혁신과 공공 협력은 초고령사회 대응의 열쇠입니다. 정부는 마중물 투자와 규제 개선으로 민간의 창의를 북돋우고, 민간은 공공의 사회적 가치 목표를 공유하며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카이스트, 엔젤로보틱스 등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한 사례  처럼,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각종 실증사업 이후에는 비즈니스 모델도 마련해야 지속됩니다. 공공이 주도해 무료로 뿌린 돌봄로봇이 사업 종료 후 방치되지 않으려면, 민간기업이 수익을 내며 서비스를 계속할 방안(예: 임대료 수취, 구독형 서비스 등)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정부는 이러한 지속가능한 민관 파트너십 모델을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약하면, 기술적 혁신만큼이나 제도와 윤리의 혁신이 따라주어야 초고령화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는 분명 고령사회 문제 해결에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지만, 그것을 인간 중심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본연의 목표 아래, 민과 관, 세대와 세대가 힘을 모아 지혜롭게 AI를 활용한다면, 초고령사회도 지속 가능한 번영과 행복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