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걱정이 바로 이거예요. “집값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았을 때, 그 차액은 자녀가 상환해야 하는 거 아니야?”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이건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오늘은 이 오해를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실제 사례와 제도 구조를 하나하나 짚어보면, ‘자녀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불안이 얼마나 불필요한 걱정이었는지 알게 되실 거예요.
주택연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서 운영하는 국가 보증 제도입니다. 55세 이상 고령자가 본인 소유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면, 집에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죠. 가장 큰 장점은 이겁니다: 집을 팔지 않고도 연금 수령 가능 평생 거주 보장 평생 연금 지급 보장 집값보다 더 받은 경우에도 자녀에게 채무 상환 책임 없음 이 마지막 항목이 오늘의 핵심이죠. 주택연금은 사실상 ‘역모기지론’(reverse mortgage) 형태지만, 민간 금융사가 아닌 국가가 보증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이 질문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가 4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75세 A씨가 주택연금에 가입했다고 해요. A씨가 장수하셔서 30년을 더 사셨고, 그동안 매달 130만 원씩 연금을 받으셨다면 총 수령액은 4억 6천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럼 원래 집값보다 6천만 원이나 더 받았는데... 결국 누가 그 돈을 메꾸는 거죠?” 답은 간단합니다. 국가가 보증하고, HF가 부담합니다. 즉, A씨가 사망 후 집을 처분했을 때 집값이 남은 채무를 충당하지 못해도, 그 차액은 HF가 감당하며, 자녀나 상속인에게는 어떠한 추가 청구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자녀가 상속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청구하는 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어요. 맞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법적으로 명확하게 보호되어 있습니다. HF는 주택연금 가입 시 다음 두 가지를 약속합니다: 주택 처분으로도 상환이 부족한 경우, 그 차액은 청구하지 않음 남은 채무는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만 책임 즉, 자녀가 상속을 거부하거나 상속포기를 하면, 전혀 책임지지 않아도 됩니다. 심지어 상속을 받더라도, 받은 재산보다 더 많은 채무는 갚지 않아도 됩니다. 🔍 민법 제1008조의2: 상속인의 책임은 상속받은 범위 내에서 제한됨.
서울 강북에 거주 중인 박 씨는 어머니(85세)의 주택연금 수령 상황이 걱정됐습니다. 시가 약 3억 원 아파트에서 15년째 연금을 수령 중이었는데, 계산해보니 이미 연금 수령액이 3억 3천만 원을 넘겼던 거죠. “이거 나중에 우리한테 청구하는 거 아니야?”라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HF에 문의한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집값보다 많이 받아도, 차액은 청구하지 않는다 연금 수급자는 끝까지 해당 주택에 거주 가능 사망 후 집 처분으로 갚고, 부족하면 HF가 부담 이후 박 씨는 마음을 놓고, 어머니가 여생을 안정적으로 보내실 수 있도록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역모기지론이라는 게 원래 집 담보 잡고 대출처럼 쓰는 거 아닌가요?” 맞아요. 민간 금융기관에서 하는 역모기지론은 이자도 발생하고, 원금도 언젠가는 갚아야 하며, 보증도 없습니다. 반면 주택연금은: 이자는 HF가 계산해 자동 누적 원금 상환은 집 처분 후 국가가 연금 지급 보증 자녀에게는 추가 부담 없음 이 점에서 주택연금은 민간 상품보다 훨씬 안전하고 안정적이에요.
만약 집값이 가입 당시보다 떨어지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5억짜리였던 아파트가 20년 후 3억으로 떨어졌다면? 그럼 HF는 3억으로 주택을 처분하고, 그동안 지급했던 연금이 4억이었다 해도 나머지 1억은 자녀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즉, 주택 시세 하락 리스크도 국가가 감수합니다. 이 점 때문에 은퇴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제도죠.
주택연금을 받으면 집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저 담보로 잡혀 있을 뿐입니다. 수급자가 사망한 뒤 HF는 집을 처분하고 정산하는데요, 만약 남는 금액이 있다면 자녀가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속을 원하지 않거나, 채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도 선택 가능합니다. 즉, 자녀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있는 구조예요.
부모님이 고정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갖고 계신 분 연금 수령 중인데 생활비가 부족하신 고령자 자녀에게 부담 없이 독립적으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분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고 싶은 분 주택연금은 위와 같은 분들에게 정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으면서, 부모님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지니까요.
“주택연금 가입하면 자녀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말, 진짜일 것 같아서 걱정되셨죠? 하지만 오늘 알아보셨듯이, 그건 완전히 잘못된 오해였습니다. 주택연금은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이고, 자녀에게 금전적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구조예요. 오히려 자녀 입장에선 매달 생활비 걱정 줄어들고,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