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도 아닌데 또 걱정이 시작돼요.” “머리론 아닌 걸 아는데,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나요.” “생각이 터널처럼 깊어지고, 그 안에 빠져버린 느낌이에요.” 이런 말, 혹시 당신도 자주 하지 않나요? 며칠 전 상담실에 찾아온 분도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자꾸 나쁜 쪽으로만 생각이 흘러요.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닐까’, ‘나는 못 고쳐져’, 이런 생각이 자동으로 떠올라요. 정말 멈추고 싶은데… 제가 이상한 걸까요?” 그분께, 저는 이렇게 대답드렸어요. “이상한 게 아니라, ‘자기 생각에 너무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뿐이에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사실’일 거라고 믿어요. “내가 싫다고 하면 저 사람도 날 싫어하겠지.” “이런 실수 한 번 했으니까 난 무능한 거야.” “또 거절당할 거니까, 시도하지 말자.” 이런 생각들은요, ‘현실’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감정이 던진 해석’에 불과해요. 생각은 그냥 “하나의 해석”, “뇌가 제시한 가설”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그 생각을 붙잡고 파고들기 시작하면, 점점 그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게 돼요.
불안한 생각이 떠오른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더 더 집중하게 된다 감정이 따라온다 (불안, 무기력, 슬픔) 행동까지 위축된다 “봐, 역시 나는 안 되는 사람이야” 이러면서 자기확신 강화를 합니다. 이런 생각들을 또 다시 떠올리고 반복하고 합니다. 이게 바로 부정적인 사고의 자동 루프예요. 이 루프에서 벗어나려면,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 힘”이 필요해요.
1단계: “이건 생각일 뿐이야” 라고 이름 붙이기 마음속에서 생각이 툭 튀어나올 때, 그냥 바로 믿지 말고 이렇게 이름 붙여보세요. 예를들어서, “나는 실패자야.” → “아, 실패자라는 생각이 떠올랐구나.” “이번에도 틀릴 거야.” → “틀릴 거라는 예상이 나왔네.” “모두 날 싫어해.” → “사람들이 날 싫어할 거라는 해석이네.” 생각을 하나의 객체처럼 바라보면, 그 생각과 ‘나 자신’을 분리할 수 있게 돼요. 2단계: “그 생각을 믿어서 나한테 좋은 게 뭐지?” 물어보기 자꾸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고 해도, 그 생각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한 번 물어봐요. “지금 이 생각이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해주고 있나?” “아니면 나를 점점 위축시키고 있진 않나?” 이 질문 하나로, 당신은 생각 속에서 ‘끌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3단계: 생각 속에 머무르지 말고, 행동으로 전환하기 불안하거나 무기력한 생각이 계속 들 때, 머릿속에서만 싸우려고 하지 말고, 몸을 움직여 보세요. 기분은 안 나지만, 산책을 나간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에 집중해본다 컵 하나라도 씻는다 "나는 이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다"고 종이에 적어본다 작은 행동 하나가, 생각의 흐름을 ‘지금-여기’로 돌려주는 전환점이 돼요.
명상과 심리치료에서는 이런 말을 자주 해요. “생각은 구름이고, 나는 하늘이다.” 구름은 왔다가 사라지고, 또 다른 구름이 나타나듯, 생각도 흘러가는 거예요. 영원히 내 머릿속에 머무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그 구름에 매달리면, 우리는 하늘을 잊고, 구름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죠.
나쁜 생각이 드는 건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 생각이 ‘진실’인 것도 아니에요. 중요한 건, 그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 연습이에요.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다르게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에요. 그게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탈융합(de-fusion)’이고, 우울감, 불안, 자기비판에서 벗어나는 핵심 기술이에요. 자꾸 떠오르는 나쁜 생각 때문에 지치셨다면, 오늘 하루는 이렇게 속으로 말해보세요. “생각은 흘러간다. 나는 그걸 바라보는 사람이다. 내가 그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요, 지금 이렇게 노력하는 당신, 정말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거… 제가 꼭, 전해드리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