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것밖에 못 해?” “그때 왜 그렇게 말했지? 바보 같았어.” “나는 진짜 답이 없어.” 혹시 이런 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에서 하고 있진 않으세요? 며칠 전 상담실에 온 한 청소년 내담자가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저는 항상 제가 문제인 것 같아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늘 제 자신이 마음에 안 들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상담자로서도 마음이 아프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자기비판’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 함정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사실 자기비판은 습관이에요. 처음엔 어떤 실패나 실수, 혹은 누군가의 비난으로 시작됐을지 몰라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자신을 먼저 때리는 방식’으로 익숙해져버린 거죠. 왜냐면… “내가 나를 먼저 욕하면 남들이 뭐라고 해도 덜 아프거든요.” “내가 나를 질책하면 더 잘하게 될 것 같았어요.” 이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해서라도 버텨보려 했던 마음, 그게 자기비판이라는 방식으로 굳어진 거예요. 하지만 문제는요, 그 채찍질이 결국 자존감을 조금씩 깎아내린다는 것이에요.
다음 중 한두 개라도 자주 경험한다면, 당신은 지금 ‘자기비판 루틴’에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실수했을 때 → “나는 왜 이 모양이야?” 칭찬을 들어도 → “그냥 운이었어.” 비교하게 될 때 → “나는 왜 저 사람처럼 못하지?” 과거를 떠올릴 때 → “그때 내가 바보였지…” 좋은 일이 있어도 → “이런 거 누가 못해?” 이런 패턴은요, 사실 사건보다 그걸 해석하는 방식의 문제예요.
자기비판은 번개처럼 툭 튀어나와요. 그래서 그걸 ‘붙잡는 연습’이 먼저 필요해요. 예를 들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볼게요. “나는 정말 못났어.” 그럼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정말 그래? 못났다는 건 어떤 기준이지?” “누가 그렇게 말했어? 나 스스로일 뿐 아닐까?” “지금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아닐까?” 이런 식으로 생각을 멈춰 세우고, 따져보는 연습을 해보는 거예요.
말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행동을 만들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을 바꾸는 게 아주 중요해요. 자기비판의 말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이렇게 바꿔 말해봐요. “이번에 잘 안 됐지만, 다음에 다르게 해볼 수 있어.” “내가 문제야.”==>이렇게 바꿔 말해봐요. “지금 내 감정이 힘든 거지, 내가 잘못된 건 아니야.” “나는 진짜 쓸모없어.”==>이렇게 바꿔 말해봐요. “지금 내 역할이 작게 느껴지지만, 나는 의미 있는 존재야.” 말을 바꾼다고 갑자기 인생이 바뀌진 않지만, 꾸준하게 말을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음이 자라요.
상담실에서 자주 하는 연습이 있어요. 내담자에게 이렇게 물어요. “지금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그걸 친구에게도 할 수 있나요?” 거의 대부분은 고개를 저어요. 왜냐면 그 말이 너무 잔인하고, 매몰차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말이에요, 왜 우리는 친구에겐 따뜻하면서도, 나 자신에겐 그토록 가혹할까요? 지금부터는 “친구에게 하듯” 나에게도 말해보는 연습, 해보세요. “오늘 실수했지만, 넌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야.” “힘들었겠다. 네 탓 아냐.” “그만 자책하고 조금만 쉬자.” 이 연습이 쌓이면, 조금씩 자기비판의 소음이 줄어들고, 나를 지켜주는 내면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해요.
✔️ 자기비판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 반복된 마음의 상처가 만들어낸 방어기제일 수 있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도 살아갈 수 있어요. 자기비판을 멈추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걸 ‘알아차리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그 첫 걸음을 디뎠어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