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 정치, 마케팅 모든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세대는 단연 ‘MZ세대’입니다. 흔히 ‘디지털에 능하고, 자기주장이 뚜렷하며, 공정성에 민감한’ 세대로 알려져 있지만, 정말 MZ세대는 하나의 집단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MZ세대의 정의부터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형까지,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다층적으로 해석해보겠습니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도덕성, 자기해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 세대를 조망해보고, ‘MZ=하나의 집단’이라는 고정관념을 해체해보고자 합니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자)’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 출생자)’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본래 2018년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 『트렌드 MZ 2019』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이후 대중매체, 광고, 정치권에서 급속히 확산되었죠. 하지만 이 명칭에는 모순이 존재합니다. 40대 초반부터 10대까지를 한 세대로 묶는 것은 자칫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를 같은 범주에 넣는 셈이 되니까요. 결국 ‘MZ’라는 개념은 실제 세대라기보다는 마케팅 목적에서 시작된 사회적 조어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MZ세대를 포함한 세대 구분은 대체로 세 가지 방식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역사적 경험 기반 명칭: 예) 산업화세대, 4.19세대 연령·생애주기 기반 명칭: 예) 2030세대, 노년세대 행동·문화 특성 기반 명칭: 예) X세대, 신세대, N세대 MZ세대는 이 중에서 세 번째 범주, 즉 행동 특성과 소비 성향에 주목한 명칭에 해당합니다. 광고와 미디어가 형성한 이 용어는 ‘젊은 세대’를 뭉뚱그려 지칭하는 편의적 표현에 가까운 셈입니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을 잘 다룬다’는 말은 하나의 차원으로만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연구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하위 영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정보 활용 능력: 검색·해석·활용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콘텐츠의 진위 여부 판단 능력 의사소통 능력: 온라인에서 자기표현 능력 규범 준수 능력: 디지털 공간에서의 윤리적 행위 이 네 가지 능력은 MZ세대 전반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군집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특성입니다.
흔히 MZ세대는 ‘공정’을 중시하는 세대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 도덕성 또한 균질한 특성이 아니었습니다. 도덕성은 이타성과 사회적 책임감 두 요소로 구분되는데, 어떤 집단은 매우 낮은 수준을, 또 어떤 집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특히 도덕성이 높은 집단은 기부나 불매 같은 사회참여 행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집단은 디지털 소통 능력이 아무리 높아도 윤리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MZ세대 내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크게 독립적 자기해석(개인 중심)과 상호의존적 자기해석(관계 중심)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MZ세대는 독립적 자아를 지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상호의존적 해석도 여전히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으며, 두 관점을 모두 함께 가진 ‘복합형’도 등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기주장이 강하면서도 관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복합적 성향이 드러났습니다.
실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도덕성, 자기해석을 바탕으로 군집 분석한 결과, MZ세대는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습니다. 군집 특징 요약 군집1 상호의존적이고 소극적인 디지털 능력자 군집2 독립적이고 도덕성 낮은 독선가 군집3 비전형적 MZ (디지털·도덕성 낮음) 군집4 독립적·상호의존적이고 도덕성 높은 디지털 능력자 이 중 ‘전형적 MZ’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군집4로, 전체의 약 27.6%였습니다. 즉, 진짜 ‘MZ’다운 MZ는 4명 중 1명꼴이라는 말이죠.
흥미롭게도, 사회참여적 행동인 불매와 기부 의도 역시 군집별 차이를 보였습니다. 불매의도 최상위: 군집4 기부의도 최상위: 군집4 > 군집1 특이한 점은 군집1처럼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은 높지만, 소극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집단도 기부에는 높은 의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반면, 도덕성과 규범 준수 의식이 낮은 군집2는 디지털 소통 능력은 높았음에도 불매·기부에 가장 소극적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속한 군집3은 기존의 MZ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집단이었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도 낮고, 도덕성도 낮으며, 자기해석 측면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없었습니다. 이들은 **‘비전형적 MZ세대’**라고 불리며, 전체의 약 34%를 차지했습니다. 즉, MZ세대라는 명칭에 포함되더라도 실제로는 그 세대의 핵심 특성을 거의 갖추지 못한 경우도 많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MZ세대는 이렇다’고 단정하는 말들은 이제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 MZ세대 내부에는 성향, 가치, 행동 양식에서 뚜렷한 군집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단순히 나이나 기술 숙련도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연령은 같을지 몰라도, 세대 내부의 다양성이 오히려 기존 세대보다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MZ세대를 연구하거나 다룰 때, 이처럼 소집단의 특성과 내적 차이에 주목한 섬세한 접근이 더욱 필요합니다. 🔍 요약 정리 MZ세대는 마케팅에서 유래한 개념이며, 하나의 동질적 집단으로 보긴 어렵다. 디지털 리터러시, 도덕성, 자기해석을 기준으로 하면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형적 MZ’는 전체의 27.6%뿐이며, 대다수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MZ세대도 다층적인 구성체이며,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집단으로 이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