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안에서 나는,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공동 조직으로써 있게 된다. 나 자신은 없고 조직과 조직안에 구성원만 있는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는 직장 안에 일만 잘하면 인정해주고 주변인들이 칭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안주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여전히 나는 없는 느낌이다. 무엇이 나를 공허하게 만드는 걸까? 매년 일은 열심히 했는데, 연말이 되면 이유를 알수 없는 공허감이 찾아온다. 일은 열심히 했으나 나에게 남은 건 없는 느낌, 일만 하고 몸이 축난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 조직 안에서의 나 보다는, 내가 조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나의 성과가 된 허무함, 쉬는 날 워라벨을 즐기며 내가 있음을 느끼지만 회사에 가면 나의 존재감이 다시 묻혀버리는 느낌 등등... 그 공허감을 쫓아가 추적해 보았다. 회사 안에서 나는 누구든 대체 가능한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쌓아온 나의 업적과 경력을 동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점들, 결국 직장 안에서의 인정을 바라고 있었고 그 안에서의 경력과 노력을 오래도록 인정받고 싶었지만, 일은 일이고 승진은 다른 일이었던 우리 조직에 회의감이 들었다. 승진 또한 내 가치관과 맞지않는 행동을 한 사람들이 더 빨리 올라가, 마치 그들이 현명하게 직장생활 했다고 자부하는 목소리를 듣고 회의감을 느낀 것도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그 울분을 개인적 취미로 풀거나, 아니면 울분을 풀지 못할 때도 많다. 그들의 울분은 가끔 후배들에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다. 그래서 난 나의 존재감을 잃기 쉬운 회사 안에서 나만이 할수 있는 나의 일을 찾고 싶어 했다. 그래서 공부한 것이 프로그래밍이다. 난 이 기술을 익혀 나만의 일을 하려고 했고, 꾸준히 지금까지 계속 해 오고 있다. 이처럼 퇴근 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만의 제2의 인생을 설계해 나갔다. 그랬더니 특이한 감정이 생겨났다. 매일 회사에 출근함에 지루함 보다 감사함이 느껴졌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게 해줄 바탕이 되어 주는게 현재의 직장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연말에는 회사 안에서의 나의 성과를 생각하기 보단, 퇴근 후 내가 1년동안 공부해 오면서 만들어 본 개발 작업물이 쌓여있는 것을 보면서, 내 지식 자산을 쌓아놓은 것,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이상의 공허감이 들진 않았다. 신기한 경험이었고 직장 생활이 부정적 감정에 더 이상 휩싸이는 일이 없어졌다. 다른 분들도 회사와 별개로 자기만의 일을 이삭하거나 공부할 때 같은 느낌을 받을수도 있다. 이 신기한 감정은, 미래에 대해 설레이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