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혼자가 더 나을 것 같아"라는 말이 입가에 붙었어요.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면, 저는 항상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혼자 편하다'는 말은 완전히 거짓이 아니지만, 그 안에도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는 걸요. 친구들이 모여서 웃고 있을 때 혼자 책을 읽던 저에게 찾아온 묘한 공허감.
연애를 하면 "왜 그리 관심 없어?"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어요. 사실, 저는 감정이 복잡해지는 과정 자체가 부담스럽더라고요. 하지만 믿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펼쳐집니다. 상대방의 사생활을 묻지 않지만, 그 마음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관계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겠죠?
처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던 순간, 제 마음이 완전히 바뀐 걸 느꼈어요. 평소엔 무심한 척했지만, 그분 앞에서는 눈빛조차 다 정해졌더라고요. 상대가 연락이 늦어지면 "혹시 일이 생겼을까?" 걱정하며 밤새 생각에 잠기기도 했죠. 제가 보여준 것은 평소의 ISTP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어요.
결혼식장에서 화려하게 약속하는 것보다, 저는 단순히 함께 커피를 마시며 "오늘도 잘 지내고 있나?"를 묻는 순간이 더 소중해요. 하지만 가끔은 혼자 보기 아까운 영화 한 편을 함께 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깁니다. 그럴 때면 "진짜 내 사람 만나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게는 '내 편'이라는 단어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가깝습니다. 상대방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서 제가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연결감을 찾고 싶어요. 만약 믿음을 깨뜨린다면, 저는 그 관계를 완전히 정리할 각오가 있어요. 그래서 ISTP는 '믿음'이라는 단어에 매우 민감합니다.
주변에서 "ISTP는 감정이 없다"고 말할 때마다 속상했어요. 저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만 다른 거예요. 가끔은 친구에게 눈물 흘리며 마음을 털어놓았던 그 순간이, 제게 가장 큰 위로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ISTP의 속마음도 따뜻하고 깊은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