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이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이란?


개요 및 문제 제기

오늘날 이야기 구조(story structure)는 영화·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부터 마케팅, 교육,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몰입과 공감을 끌어내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어떻게 짜여진 틀에 따라 전개하느냐에 따라 관객이나 소비자의 감정 반응이 크게 달라지며, 이는 콘텐츠의 성공 여부와도 직결됩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구조인 삼막 구조(Three Act Structure), 영웅 여정(Hero’s Journey), 픽사 스토리 구조(Pixar Storytelling Formula), 에피소드형 구조(Episodic Structure), 비선형 서사(Non-linear Narrative) 등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하고, 각 구조가 어떤 상황에 효과적인지를 분석합니다. 또한 심리학·행동과학 연구 및 흥행 사례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이야기 구조에 몰입하고 공감하는 공통 요인을 도출하며, 나아가 AI 콘텐츠 시대에 적합한 스토리 구조의 방향성을 제언하겠습니다.

주요 스토리텔링 구조와 특징 비교

삼막 구조 (Three-Act Structure) 삼막 구조는 이야기의 플롯을 **세 부분(막)**으로 나누는 가장 보편적인 서사 모델입니다. **1막(도입)**에서 배경과 인물 소개 및 갈등의 씨앗이 심어지고, **2막(전개)**에서는 갈등이 심화되며 사건이 고조되고, **3막(해결)**에서 절정(climax)을 거쳐 갈등이 풀리고 결말에 이르는 구조입니다 . 각 막이 시작될 때 **“플롯 포인트”**라 불리는 사건을 배치하여 이야기를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키며, 전체적으로 인과 관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는 기-승-전-결의 흐름을 갖습니다 . 이 고전적 구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기원을 둘 만큼 역사가 깊으며, 현대 영화 시나리오 작법의 기본 틀이 되고 있습니다. 장점: 삼막 구조는 서사의 기승전결이 뚜렷하여 관객의 주의와 이해를 극대화합니다. 서두-중반-결말의 3부분이 논리적으로 이어지므로 인과적 개연성과 설득력이 높고, 적절한 타이밍에 전환점을 배치함으로써 이야기 흐름에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극적 호흡(드라마틱 아크)**을 지닌 이야기는 긴장감을 쌓아가다 절정에서 해소하는 구조를 통해 끝까지 관심을 붙들고 감정 이입을 유도하는데, 이러한 상승-하강 곡선의 서사는 가장 높은 몰입 효과를 내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 삼막 구조를 따르면 플롯 전개와 캐릭터 성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전체적 통일성 속에 전개할 수 있고, 곳곳에 반전과 갈등을 배치해 흥미를 지속시키기에도 용이합니다 . 단점: 지나치게 공식화된 틀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3막에 억지로 끼워 맞출 경우 전개가 진부하거나 예측 가능해질 위험이 있고, 단순한 구조로 인해 복잡한 서사나 다중 플롯을 담기에는 융통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창작자들은 삼막 구조를 획일적인 패턴으로 여겨 실험적 내러티브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틀을 의도적으로 깨는 변형 역시 기본 삼막 구조를 변주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공식을 알아야 비로소 효과적으로 깨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효과적인 활용 맥락: 삼막 구조는 할리우드 상업 영화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대중적 영화나 드라마에서 널리 쓰입니다. 관객이 가장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이야기 전개의 리듬이기 때문에 블록버스터 영화나 장르물 드라마 등에서는 삼막 구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 흥행에 유리합니다. 또한 교육용 이야기나 연설, 프레젠테이션 등에서도 도입-전개-결말의 3단 구성은 메시지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컨대 비즈니스 발표에서도 처음에 상황을 소개하고(Act 1), 문제 해결과정을 전개하며(Act 2), 마지막에 해결책과 결론을 제시(Act 3)하면 청중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쉽습니다. 이처럼 보편적 사고 구조와 부합하는 삼막 구조는 스토리텔링의 기본기로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지만, 특히 관객층이 넓은 대중 매체에서 그 강점을 발휘합니다.

영웅 여정 (Hero’s Journey)

영웅 여정은 조지프 캠벨이 세계의 신화와 옛이야기를 연구하여 제시한 **보편 서사 구조(monomyth)**로, 한 인물이 일상 세계를 떠나 시련을 겪고 변화와 성장을 이룬 뒤 귀환하는 모험담의 전형적인 단계를 묘사합니다 . 보통 12단계로 세분되는데, 이를 3막에 대응하면 1막(출발) – 영웅이 평범한 세계를 떠나 모험에 뛰어드는 ‘출발’, 2막(입문) – 미지의 세계에서 시험과 시련을 겪고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입문’, 3막(귀환) – 최종 보물을 얻고 변모한 상태로 고향에 돌아오는 ‘귀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영웅 여정은 이야기 속 상징적 단계들과 멘토, 동료, 그림자(악당) 등 아키타입 캐릭터 개념을 도입하여 서사를 해석하는 것이 특징이며 , 스타워즈 같은 현대 영화 서사에서부터 게임 스토리까지 폭넓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장점: 영웅 여정 구조는 보편적 정서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모험-죽음(시련)-부활-귀환으로 이어지는 영웅의 여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성장 서사의 은유이기 때문에, 관객이 주인공의 변화에 자신을 투영하며 공감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전 신화와 동화들이 이 틀을 공유하고 있어 문화권을 넘어 호소력을 발휘해왔습니다. 현대 콘텐츠에서도 스타워즈나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영웅 여정을 충실히 따른 작품들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캐릭터 중심의 감정 이입과 교훈적 메시지 전달에 용이합니다. 또한 서사가 비교적 추상적 원형으로 제시되므로 작가가 이를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습니다. 예컨대 반드시 검을 든 기사나 초능력 영웅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인물이 내면의 결핍을 채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라면 모두 영웅 여정의 틀로 재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탄탄한 영웅 서사는 브랜딩 스토리에도 활용되어, 고객을 영웅으로 보고 브랜드는 조력자(멘토) 역할을 하는 마케팅 메시지로 응용되기도 합니다 . 실제로 브랜드 스토리텔링 분야에서 Donald Miller의 StoryBrand처럼 “고객=영웅” 프레임워크가 각광받고 있는데, 복잡한 제품 정보를 영웅 여정의 직관적 내러티브로 풀어내면 고객이 자신을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여기며 브랜드에 호의를 갖기 때문입니다 . 단점: 영웅 여정은 그 막강한 보편성만큼이나 남용과 클리셰의 위험도 지적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영웅 여정 공식을 답습하면 진부한 서사 패턴이 될 수 있고, 모든 이야기가 영웅 서사에 들어맞는 것도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캠벨의 모노미스가 서구 남성 영웅 중심으로 편향되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실제로 전통 영웅 서사에서는 특권을 가진 영웅(주로 남성)이 시련 후 승리하고 귀환하지만,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의 서사는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아서 “히로인 여정” 등 별도 모델도 제안되었습니다 . 또한 SF 작가 데이비드 브린은 영웅 신화 틀이 독자에게 권위주의적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현대 이야기들은 이 공식을 의식적으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정리하면, 영웅 여정은 강력한 서사 도구이지만 어디까지나 여러 스토리 설계 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만능 열쇠처럼 남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효과적인 활용 맥락: 영웅 여정 구조는 판타지 모험물이나 슈퍼히어로 영화처럼 명확한 주인공의 성장과 귀환을 그리는 장르에 특히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등의 영화는 모두 주인공이 시련을 이겨내고 변모하여 돌아오는 영웅 서사를 담고 있어 전세계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구조는 게임 스토리나 장편 소설에도 즐겨 활용되어, 플레이어나 독자가 장기적인 여정에 동참하는 느낌을 주기에 용이합니다. 한편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고객의 문제 해결 여정을 영웅 신화에 빗대어 스토리텔링형 광고를 만드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스타트업 기업이 자사의 창업 스토리를 영웅 여정처럼 구성하여 (일상 → 도전 → 고난 → 극복 → 성과 공유) 브랜드 서사로 풀어내면 고객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신뢰감을 주는 사례가 많습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역사적 위인전이나 전기(傳記)를 영웅 여정 틀로 이야기화하면 학생들이 교훈과 영감을 얻기 쉽습니다. 다만 현실 세계의 문제 해결형 콘텐츠(다큐멘터리 등)에는 영웅 신화식 과장된 극적 장치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픽사 스토리 구조 (Pixar Storytelling Formula)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유명한데, 그 바탕에는 독자적인 스토리텔링 공식이 있다는 것이 종종 언급됩니다. 특히 픽사의 스토리텔링에서 자주 인용되는 것은 이른바 **“픽사 스토리 스파인(Story Spine)”**으로, 다음과 같은 간결한 6문장 서사 공식입니다: “옛날 옛적에 ___가 있었습니다. 매일 ___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___했습니다. 그 때문에 ___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___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___하게 되었습니다.” 이 구조는 이야기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인과관계 흐름을 단순화한 것으로, 동화나 동영상 스토리보드 작업에 널리 활용됩니다. 픽사의 각 영화는 고유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큰 줄기에서 이 공식에 맞춰 서사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토이 스토리를 이 틀에 넣어보면 “옛날에 장난감 우디와 보얀이 있었고, 매일 소년 앤디와 행복하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장난감 버즈가 등장했다. 그 때문에 우디는 질투에 사로잡혀 갈등이 생겼다. 그 때문에 둘 다 길을 잃고 위험에 처했다. 마침내 협력해서 집으로 돌아와 우정을 쌓았다.” 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영화는 훨씬 복잡하지만, 이러한 원형 서사를 바탕에 두고 변주를 더하는 방식이 픽사 스토리의 한 비결입니다. 장점: 픽사의 이야기 구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넓은 공감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합니다. 이는 픽사 영화들이 전통 동화와 달리 현대적이며 오리지널한 스토리에 심층적인 주제 의식을 담기 때문입니다 . 예를 들어 죽음의 수용(코코), 성장의 아픔(인사이드 아웃), 가족과 추억(업(Up)) 등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도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주제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 이러한 보편적이지만 깊이 있는 주제는 관객의 정서적 반응을 강하게 유발하며, 이야기 속 캐릭터에 대한 감정 이입과 메시지의 여운을 남깁니다. 또한 픽사는 캐릭터들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그리지 않고, 결함 있고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예컨대 토이 스토리에서 우디는 이기심과 질투심을 지닌 불완전한 주인공이고,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의 빌런 신드롬도 어린 시절 상처 입은 복잡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런 회색 지대의 캐릭터들이야말로 현실 인간과 닮아 있어서 공감과 이해를 높여줍니다 . 뿐만 아니라 픽사는 조연까지 모두 성장 호소문을 줌으로써 이야기 세계를 풍부하게 만들고, 관객은 다양한 캐릭터의 개인적 호불호와 변화를 지켜보며 더 몰입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픽사 스토리는 교훈을 직접 설교하지 않고도 감정을 전달하는데, 이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감정과 교훈을 체험하게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 이렇듯 세대와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픽사 영화의 스토리에 감동받는 것은, 구조적으로 탄탄한 인과 서사 위에 깊은 주제와 입체적 캐릭터를 조화시킨 픽사만의 스토리 공식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점: 픽사만의 성공 공식을 따르려는 시도가 많지만, 남이 만든 공식을 답습하는 것의 한계 역시 존재합니다. 픽사 스토리는 제작 과정에서 수많은 피드백과 협업을 거쳐 세공된 결과물로 , 단순히 공식 몇 개를 따른다고 재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공식에 갇혀 진부한 모방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픽사 내부에서도 “22가지 규칙” 등을 절대적인 공식이라기보다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픽사 영화들은 대체로 해피엔딩과 교훈적 결말을 지향하기에, 다크하거나 파격적인 서사를 원하는 일부 성인 관객에게는 식상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완성도 높은 가족영화 공식이긴 하지만, 모든 장르에 범용적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픽사의 성공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후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유사한 감동 공식을 차용하여 클리셰가 된 측면도 있는데, 이러한 점은 창작자들이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효과적인 활용 맥락: 픽사식 스토리 구조는 가족 애니메이션 영화나 청소년을 포함한 넓은 연령층을 겨냥한 콘텐츠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모험과 판타지로 재미를 주면서도, 성인에게는 삶의 진리를 담은 깊이로 감동을 주는 두 층위의 서사를 동시에 구현할 때 이 공식이 유용합니다. 예컨대 광고나 브랜디드 콘텐츠에서도 픽사식 스토리텔링 기법이 활용되는데, 짧은 시간에 감정적인 스토리를 전달하여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고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 기억을 남기는 캠페인이 많습니다. (예: 한 보험사의 광고가 업(Up) 서두를 연상시키는 영상미와 서사를 차용해 큰 반향을 얻음) 또한 교육용 애니메이션이나 공익 캠페인 영상 등에서 픽사 공식을 적용하면, 딱딱한 정보도 이야기와 정서로 전달되어 이해도와 기억도가 올라갑니다. 다만 픽사 구조의 핵심은 진정성 있는 감정이므로, AI를 활용한 자동 스토리 생성 등에 이 공식을 단순 적용할 경우 감동이 빈약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에피소드형 구조 (Episodic Storytelling)

에피소드형 구조는 하나의 큰 이야기보다는 각 회차(에피소드)의 완결성에 중점을 둔 서사 형태입니다. TV 시리즈 드라마나 시트콤, 연재 만화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 독립적인 줄거리가 전개되고 해당 회차 내에서 문제가 해결되어 끝나는 방식입니다. **연속극(serialized)**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연속극은 회차 간 줄거리가 이어지며 한 시즌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이야기처럼 진행되는 반면, 에피소드형은 각 편이 별개의 이야기 단위를 이룹니다. 대표적으로 《프렌즈》나 고전 《스타 트렉(TOS)》 시리즈를 보면 어떤 회차를 골라 봐도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에피소드별 자립적인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 장점: 에피소드형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입니다. 중간부터 보더라도 문제가 없고, 아무 에피소드나 편하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시청자도 쉽게 유입될 수 있습니다 . 또한 한 회에 기-승-전-결의 소규모 드라마가 완결되므로 몰입과 해소의 사이클이 짧아 시청자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줍니다. 이 구조는 캐릭터 쇼에 특히 잘 맞는데, 이야기가 새로 시작되고 끝나기를 반복하므로 주인공들이 다양한 상황에 놓이며 다채로운 캐릭터 묘사와 에피소드별 실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추리 수사물에서 에피소드형 진행을 채택하면 매 회차마다 색다른 사건과 범죄 트릭을 다뤄 반복 시청의 재미를 줍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에피소드형 구조는 유용한데, 예를 들어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회차별로 다른 주제와 이야기를 담아 학습 목표를 완결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한 편만 봐도 배우는 내용을 얻을 수 있게 합니다. 또한 팟캐스트나 웹툰처럼 연재 콘텐츠의 경우도 에피소드형이 구독자 유지에 유리한데, 어떤 회부터 봐도 이해가 되니 관심 주제 에피소드만 골라보는 선택 소비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점: 반면 에피소드 구조는 서사의 누적되는 깊이를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 편이 독립성을 지니다 보니 이야기의 종합적 발전이나 복잡한 장기 플롯을 형성하기가 힘들고, 큰 변화나 성장을 다루는 서사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캐릭터 관계나 세계관이 매회 초기화되는 느낌을 주어 이야기의 무게감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익숙한 공식이 반복되기 쉽기에 장기적으로는 맨네리즘에 빠질 우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 수사극이 매 회 “사건 발생 – 수사 – 범인 검거”로 비슷한 전개를 반복하면 시청자에게 패턴이 읽혀 흥미를 잃게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대서사적 이야기나 떡밥 회수를 좋아하는 현대 시청자에게는 에피소드형 전개가 심심하게 느껴질 위험도 있습니다. 최근 스트리밍 시대에 들어 많은 시리즈들이 시즌 전체의 이야기 호흡을 중시하는 연속극 스타일을 채택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즉 에피소드형 구조는 깊이 있는 서사나 지속적인 긴장감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한 회차 안에만 머무르는 안전한 이야기로 그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효과적인 활용 맥락: 에피소드 구조는 전통적 방송 TV 드라마(특히 시트콤, 수사물, 의료물 등)의 황금기 때 선호되던 방식으로, 방송 편성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TV는 매주 정해진 시간에 틀어주기에 시청자가 가끔 한두 회를 놓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에피소드형 구성을 선호했던 것입니다 . 현재도 일일시트콤이나 아동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은 주로 에피소드형이며, 라디오 드라마나 연재 소설도 이 구조를 활용합니다. 또한 교육·강의용 콘텐츠에서 각 회차별 주제를 완결적으로 다루어 학습 모듈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에피소드형 콘텐츠가 재사용 및 재배포에도 유리한데, 방송사들은 인기 에피소드를 선별해 재방영하거나 클립으로 만들어내는 등 파트별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OTT 스트리밍 드라마나 장편 서사 위주의 영화 시리즈 등은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보기(binge-watching)**를 하기 때문에, 에피소드형보다는 연속적(Serialized) 구조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 그럼에도 옴니버스식 기획(예: 옴니버스 영화나 앤솔러지 드라마)이나 팟캐스트의 단편 에피소드 구성 등에서는 여전히 에피소드형이 강점이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 소비 형태에 맞춰, 가볍게 여러 편을 즐기는 경우에는 에피소드형이 이상적이고, 몰입해서 한 줄기 이야기로 보는 경우에는 연속형이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비선형 서사 (Non-linear Narrative)

비선형 서사는 말 그대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 이야기 구조를 말합니다. 전통적인 이야기들이 대체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을 나열하는 데 비해, 비선형 스토리텔링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교차하거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내려오는 등 사건 전개 순서를 의도적으로 재배열합니다 . 영화에서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 등이 유명한 비선형 서사 구조의 예이며, 문학에서는 윈터슨의 오렌지나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처럼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스토리(게임, VR 등)**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줄거리가 가지를 치는 형태도 넓게 보면 비선형 서사에 속합니다 . 장점: 비선형 구조의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에 신선한 긴장감과 지적 흥미를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관객은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사건들을 보며 그 의미와 인과를 스스로 맞춰보려는 호기심에 사로잡힙니다. 예컨대 펄프 픽션에서는 세 개의 시간대가 뒤섞여 전개되는데, 관객은 각 장면마다 “이게 전체 이야기에서 어떤 부분일까?” 추리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됩니다 . 이런 서사적 퍼즐은 능동적인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고, 결말에 가서 퍼즐이 맞춰졌을 때 큰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또한 비선형 구조는 인물의 심리나 주제의식을 부각하는 데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메멘토는 기억이 뒤죽박죽인 주인공의 상태를 비선형 서사로 형상화하여, 관객이 직접 혼란을 체험하게 합니다 . 이처럼 스토리 내용과 형식이 의미적으로 연결될 때 비선형 구조는 강력한 예술적 도구가 됩니다. TV 드라마 매드맨도 수시로 삽입되는 플래시백으로 주인공의 과거를 조금씩 밝히며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는데, 조각난 시간 연대기가 오히려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든 사례입니다 . 게다가 비선형 전개는 서사적 놀라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꼭두각시처럼 순차 진행되지 않기에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워 신선함과 창의성을 느끼게 하지요. 예를 들어 넷플릭스 영화 브라이언 싱어의 번더스내치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장면 순서가 달라지는데, 이런 인터랙티브 비선형 서사는 전통적 영화 관람과 전혀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요약하면, 비선형 서사는 호기심 자극, 캐릭터 심화, 서프라이즈 효과 측면에서 강력한 무기를 제공합니다 . 단점: 그러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이해하도록 인지 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서 , 비선형 서사는 자칫하면 이해의 어려움이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잘못 쓰이면 “대체 무슨 얘기야?” 하며 관객이 중도에 흥미를 잃는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플롯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해지거나 시간 점프의 의도가 불투명하면 산만하고 몰입이 깨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선형 이야기를 만들 때는 철저한 설계와 단서 배치가 필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완성도와 대중성 모두 놓치기 쉽습니다 . 제작 측면에서도 비선형 구조는 디자인과 네비게이션의 복잡성이라는 도전을 동반합니다 . 이야기 조각들을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 정보 제공의 순서를 어떻게 관리할지 치밀한 계획이 없으면 전체 서사의 일관성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 특히 독자가 자유롭게 분기점을 누비는 게임이나 웹툰에서는, 창작자가 모든 경로를 신경써서 논리적 개연성과 완결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또한 비선형 구조는 시청자에게 어느 정도 능동적 노력을 요구하기에, 가벼운 감상을 원하는 대중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오락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 테넷이나 클라우드 아틀라스 같은 복잡한 비선형 서사는 이해하기 어렵고 피곤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요컨대 비선형 서사는 양날의 검으로, 잘 다루면 혁신적이고 매력적이지만 자칫하면 난해함과 산만함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효과적인 활용 맥락: 비선형 서사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종종 애용됩니다. 이야기 조각들을 흩뿌려 놓고 관객이 퍼즐 맞추듯 진상을 추리하게 하는 장르적 재미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메멘토나 셔터 아일랜드 등은 플롯 트릭으로 비선형 전개를 택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에서는 비선형 구조가 서사 실험의 일환으로 활용됩니다. 시간 순서를 깨뜨려 주제 의식이나 정서를 강조하려는 예술적 시도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렌스 말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교차 편집하여 철학적 메시지를 전했죠. 한편 게임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분야는 비선형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지평입니다. 위쳐 등의 RPG 게임은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분기하여 여러 가지 결말을 맞이하게 하는데, 이러한 참여형 서사는 높은 몰입감과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 교육적으로도 시나리오 기반 학습에 비선형 접근이 쓰입니다. 학습자에게 분기형 시나리오를 제공해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면, 마치 롤플레이하듯 더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응급의료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에서 선택에 따라 환자의 상태가 달라지게 하여 학습 효과를 높이는 식입니다. 마케팅에서도 소비자가 스토리를 직접 탐험하게 하는 캠페인이 나오는데, 웹사이트나 SNS에서 브랜디드 콘텐츠를 비선형으로 배치해 소비자가 이것저것 눌러보며 브랜드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발견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종합하면, 비선형 서사는 호기심을 자극해야 하는 콘텐츠, 사용자 참여형 미디어, 예술적 표현 욕구가 강한 작품에 잘 맞으며, 몰입도가 높은 핵심 타깃층을 상정한 경우에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조 비교 요약 표

여러 스토리 구조들의 특성과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토리 구조 핵심 특징 주요 장점 한계 및 단점 효과적인 활용 분야 삼막 구조 (Three Acts) 기-승-결 3막으로 기승전결 뚜렷인과적 사건 전개 • 서사 구조가 명확해 이해도 ↑• 플롯 전환점으로 긴장감 유지 • 인과와 개연성으로 설득력 있는 이야기 • 공식화되어 진부해질 우려• 복잡한 다중서사엔 경직될 수 있음• 뻔한 전개가 될 위험(예측 가능성) 상업 영화/드라마 (대중친화적 서사)프레젠테이션/연설 (논리적 전달)광범위한 청중 대상 콘텐츠 영웅 여정 (Hero’s Journey) 영웅의 모험·시련·귀환 12단계 신화적 보편 서사, 캐릭터 성장 • 보편적 성장담으로 공감대 형성• 극적인 변화를 통해 감동 극대화 • 아키타입 활용으로 이해 쉬움 • 공식을 남발하면 진부화• 남성 영웅 위주 편향 비판 • 모든 스토리에 맞지 않을 수 있음 판타지/SF영화, 히어로물브랜드 마케팅 (고객=영웅 서사)게임/RPG (플레이어 성장 스토리) 픽사 구조 (Pixar Formula) “Once upon a time… Because of that… Until finally…”인과중심 6문장 이야기 뼈대 • 깊이있는 주제와 감정 전달 • 입체적 캐릭터로 몰입↑ • 온가족 공감 가능한 보편성 • 공식만 모방하면 감동 ↓ • 대부분 해피엔딩 구조 – 다양성 제한• 성공 사례가 많아 클리셰화 우려 가족 애니메이션 영화감성 마케팅 영상 (짧은 감동 스토리)교육/공익 콘텐츠 (스토리로 메시지 전달) 에피소드형 (Episodic) 회차별 독립적 이야기 완결연속성 낮고 옴니버스 형식 • 아무 회나 봐도 이해 가능 • 진입장벽 낮아 신규 유입 용이 • 단편적 아이디어 실험 쉬움 • 깊은 장기서사 구축 어려움 • 반복구조로 새로움 감소 위험 • 이야기 누적 효과/성장 부족 시트콤, 수사물 TV시리즈 (전통적 편성)연재만화/웹툰 (부분 소비 가능)교육 모듈 (회차별 별개 주제) 비선형 서사 (Non-linear) 시간순서를 뒤흔드는 전개플래시백·분기·역순행 등 다양 • 퍼즐 푸는듯 호기심 유발 • 독특한 구조로 신선함 제공 • 캐릭터 심리·주제 부각에 효과 • 잘못하면 이해 어려워 혼란 • 스토리 설계 난이도 높음 • 대중적 접근성 떨어질 위험 미스터리/스릴러 영화 (반전·퍼즐)예술영화 (실험적 서사)게임/인터랙티브 (분기있는 스토리) 표: 대표적 스토리텔링 구조들의 특징, 장단점 및 활용 분야 비교 등

몰입과 공감을 끌어내는 이야기의 공통 요인

다양한 스토리 구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이야기에 몰입시키고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심리학적 연구와 대중 반응 사례를 종합해 볼 때, 좋은 이야기 구조가 갖춰야 할 요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갈등과 긴장의 상승-해결 구조: 대부분의 강력한 서사는 **문제(갈등)**가 제기되고 이것이 고조되다가 절정에서 해결되는 드라마틱 아크를 지닙니다 . 이러한 기승전결의 긴장 곡선은 인간 두뇌의 관심을 붙잡고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데, 실제 뇌과학 실험에서 극적인 이야기를 보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과 “신뢰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증가하여 관객이 이야기 속 상황에 더 몰입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평탄한” 서사(갈등이 없는 일상 나열)는 뇌화학적으로도 별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한 서사는 스트레스와 공감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이러한 맥락에서, 삼막 구조나 영웅 여정처럼 분명한 갈등-클라이맥스-해소 구조를 갖춘 이야기가 관객의 감정적 몰입을 이끌어내기 유리합니다.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통해 주의를 끝까지 붙들고,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의 정점을 찍은 후 결말에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좋은 이야기”**로 느끼기 마련입니다 . 실제로 사람들은 이러한 극적 긴장감에 신체적으로도 반응하는데, 제임스 본드 영화의 총격 장면에 손에 땀이 난다든지, 밤비의 엄마가 죽는 장면에 눈물을 흘리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 . 결국 갈등을 통한 긴장 형성과 해소는 몰입을 이끄는 핵심 열쇠입니다. •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 관객이 이야기 속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으려면 캐릭터가 중요합니다.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주인공은 관객이 자기 자신을 투영하기 쉬운 감정의 매개체가 됩니다. 심리 실험에 따르면 **이야기를 볼 때 옥시토신 분비량이 증가한 참가자일수록 등장인물에 대한 공감도가 높았고, 심지어 이야기 후 모르는 사람을 돕는 이타적 행동까지 증가했습니다 . 이는 정서적으로 몰입되는 캐릭터가 존재할 때 뇌가 해당 인물을 현실의 누군가처럼 여기고 반응함을 시사합니다. 이야기에서 캐릭터의 욕망, 두려움, 결함, 성장 등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 사람들은 그 인물을 마치 실제 사람처럼 걱정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예컨대 픽사 영화의 우디나 주토피아의 주디처럼 결점도 있지만 신념이 있는 캐릭터는 관객에게 더 사랑받습니다. 또한 캐릭터 간의 관계와 유대 역시 공감을 증폭시킵니다. 좋은 이야기들은 흔히 우정, 사랑, 가족애 등 인간적 관계를 내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이야기처럼 느끼게 합니다. 감정이입의 결과로 관객은 캐릭터의 운명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이야기 속 갈등이 곧 내 문제처럼 다가와 심리적 몰입 상태(narrative transportation)에 이르게 됩니다 . 반대로 캐릭터가 평면적이고 행동에 개연성이 없으면 관객은 정서적 거리감을 느껴 이야기 전개에도 관심을 잃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는 곧 사람”**이라는 말처럼, 매력적 캐릭터 창조는 몰입과 공감의 필수 요건입니다. •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플롯(인과성): 인간은 이야기에서 원인-결과 관계를 찾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삼막 구조의 강점도 인과적 서사에 있는데요 , 개연성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설득력도 높습니다. 논리적으로 납득되는 전개는 관객으로 하여금 “왜 저럴까?”를 생각하게 만들고 다음 사건을 기대하게 하는데, 이러한 인지적 몰입이 이루어져야 정서적 몰입도 따라옵니다. 이야기의 사건들이 우발적으로 나열되기만 하고 인과성이 약하면 관객은 서사에 집중하지 못하고 흩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맥락 없이 사실만 나열된 정보보다, 인과관계로 연결된 이야기 속 정보의 기억률이 20배 가까이 높다고 합니다 . 이는 인과적으로 조직된 스토리가 우리의 기억과 이해에 훨씬 강하게 각인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단순히 제품 스펙을 늘어놓는 광고보다, 그 제품이 어떤 문제 때문에 개발되었고 (원인)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결과) 이야기로 보여주는 광고가 소비자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 구조에서 인과 고리가 촘촘할수록 관객은 서사 전개에 의미를 부여하며 몰입하게 됩니다. • 익숙함과 새로움의 균형: 효과적인 스토리 구조는 예상 가능한 전개와 의외성을 적절히 섞어 관객의 마음을 흔듭니다. 사람들은 너무 뻔한 이야기에는 금방 싫증을 내지만, 아예 이해할 수 없이 낯선 이야기에도 거부감을 보입니다. 따라서 좋은 이야기들은 기본적인 구조나 정서 면에서는 친숙함을 주면서도, 세부 전개나 결말에서는 반전과 신선함을 주곤 합니다. 할리우드 작가들이 이를 두고 “놀라울 정도로 익숙한(Surprising familiarity)” 이야기라고 부르는데 , 즉 틀은 친근하게, 내용은 창의적으로라는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로맨틱 코미디는 결국 해피엔딩이라는 익숙한 골격 위에 가지만, 그 과정에서 기발한 상황이나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차별화된 재미를 줍니다. 마찬가지로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영웅의 여정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각 편마다 새로운 능력의 등장이나 반전을 넣어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이러한 예측과 변주의 리듬이 시청자에게 만족감과 동시에 신선함을 주어, 이야기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듭니다. “너무 익숙하면 지루하고, 너무 생경하면 불친절하다”는 공식을 기억한다면, 구조적인 안정감 위에 창의적 요소를 얹는 전략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 감정적 호소와 메시지: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몰입하는 이야기는 늘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 정보 나열이나 교훈 강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실만 전달하는 것으로는 사람의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키기 어렵지만, 잘 짜인 스토리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합니다 . 이야기 구조는 단순한 논리가 아닌 감정의 흐름을 설계함으로써 청중의 마음에 호소합니다. 웃음, 눈물, 두근거림, 분노 등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때 청중은 이야기에 몰입하고, 그 속 메시지에도 마음을 열게 됩니다. 예컨대 보험 광고에서 가족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주면, 관객은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심정적으로 수용합니다. 이러한 감성 자극은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실제 신경과학 실험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본 사람들은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기부 등)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는데 , 이는 이야기가 준 감정이 사회적 행동까지 변화시킬 만큼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토리텔링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의 도구라는 말처럼 , 훌륭한 이야기 구조는 결국 감정을 통해 메시지를 심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억에 남고 공감되는 이야기는 항상 감정적인 여운과 함께 보편적인 진실 또는 가치를 전달하며, 이는 관객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위 요소들은 어떤 특정 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라면 공통적으로 지향해야 할 스토리의 원리들입니다. 정리하면 관객이 공감할 인물, 흥미를 끌 갈등과 긴장, 납득되는 전개(인과), 적당한 새로움, 감정을 움직이는 메시지가 어우러질 때,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며 내 이야기인 양 공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가 잘 구현된 이야기는 형식이나 매체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AI 콘텐츠 시대의 스토리 구조 방향성

AI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제작 환경을 크게 바꾸어 놓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스토리텔링 구조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생기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부합하는 이야기 구조의 방향성을 몇 가지로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 퍼스널라이즈된 인터랙티브 구조의 부상: AI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 맞춤형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을 가능케 합니다. 과거에도 게임이나 체험형 서사에서 분기형 이야기가 있었지만, AI는 한층 정교하고 동적인 비선형 서사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챗봇과 대화하며 줄거리가 변하는 스토리, 시청자의 선택이나 반응에 맞춰 실시간으로 전개 경로를 변경하는 인터랙티브 영화 등이 이미 등장했습니다. AI는 이러한 비선형 스토리에서 방대한 분기와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사용자가 **이야기를 “탐험”**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도 사용자에게 이야기 흐름 통제권을 일부 주면 몰입이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 AI 시대의 콘텐츠는 이런 참여형 서사구조가 더 흔해질 것입니다. 다만 비선형·인터랙티브 구조가 성공하려면 서사가 아무리 가지쳐도 기본 이야기의 재미와 의미는 유지되어야 하므로, AI와 인간 작가의 협업을 통해 스토리의 큰 줄기는 탄탄히, 세부 전개는 유연히 설계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 데이터에 기반한 스토리 구조 최적화: AI는 수많은 콘텐츠의 흥행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어떤 전개가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를 활용하면, 스토리의 구조를 과학적으로 분석·보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도구가 시나리오 초안을 검토하여 “초반 5분 내 갈등 제시가 없다”거나 “클라이맥스가 너무 늦다”는 식의 구조적 피드백을 줄 수 있고, 창작자는 이를 참고해 서사 리듬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AI 시나리오 도우미는 플롯의 흐름을 점검하고 더 논리적인 순서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 또한 AI는 A/B 테스트를 자동화하여 여러 스토리 버전을 실험해보고 관객 반응이 좋은 구조를 선택하는 데도 활용될 것입니다 . 예컨대 스트리밍 플랫폼이 시청자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3화에서 반전을 넣었더니 이탈률이 줄었다”는 통계를 얻으면, 앞으로 비슷한 구조를 적용하는 식입니다. 이런 데이터 드리븐 스토리텔링은 스토리 구조 설계가 예술 감각 + 과학적 검증의 결합으로 진화함을 의미합니다. 다만, 숫자에만 의존한 공식은 획일화의 위험이 있으므로, 데이터 인사이트를 참고하되 창의적 변주로 살려내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 멀티모달·트랜스미디어 서사의 확장: AI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모달의 생성을 지원하기에, 스토리텔링의 형식이 복합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 플랫폼과 매체를 통합하여 전개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보다 정교해질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한 이야기의 세계관이 영화, 게임, 웹툰, 소셜미디어 등을 넘나들며 에피소드처럼 분산되고, AI는 각 채널의 콘텐츠를 일관되면서도 매체 특성에 맞게 조정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체 구조는 여러 매체를 아우르는 메타 구조로 기획되는데, AI가 스토리 자산들을 관리하고 연결 고리를 최적화함으로써 관객은 매체를 옮겨 다니면서도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브랜딩에서도 나타나, 브랜드의 스토리가 광고, SNS, 체험행사 등 다채널에 걸쳐 이어질 때 AI가 스토리의 일관성과 고객별 맞춤 흐름을 조율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 AI와 인간의 공동 창작 & 새로운 서사 실험: AI 콘텐츠 시대에는 익숙한 구조의 반복 생산이 쉬워지는 대신, 인간 창작자는 새로운 서사 실험으로 차별화를 꾀할 필요성이 커집니다. 이미 AI는 정형화된 플롯이나 클리셰 대사는 손쉽게 생성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독창적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3막, 영웅 여정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 구조에도 도전해야 합니다. 다행히 AI는 거대한 지식 기반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스토리 구조나 실험적 형식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구식 영웅 서사가 아닌 동양의 순환적 서사, 원형적 구조 등을 AI가 참고자료로 제공하고 창작자가 접목해보는 식이죠. 또한 AI와 인간이 대화하며 공동으로 플롯을 발전시키는 툴도 등장하고 있어,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로서 AI를 활용하면 기발한 구조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 중요한 점은 AI는 어디까지나 어시스턴트이지 창작의 주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 AI가 제안한 구조 중 진부한 것은 버리고, 인간의 통찰로 새로움을 불어넣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식을 비튼 새로운 내러티브나 독특한 하이브리드 구조(예: 에피소드형+연속극 혼합, 다중 시점 병렬진행 등)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AI 시대의 관객은 콘텐츠 홍수 속에서 독창적이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 더욱 끌릴 것이므로, 인간 크리에이터는 AI의 힘을 빌어 다양한 스토리 구조를 실험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 기본으로 돌아가기: 인간 감성의 재확인: 끝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스토리의 근본 가치가 중요해진다는 점을 짚고자 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인간의 감성과 공감 능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 AI가 생성한 이야기는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구조적으로 그럴듯할지 몰라도, 거기엔 때때로 영혼이나 개성의 빈자리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 결국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움직이는 이야기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투영해 만들어낸 진솔한 서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AI 시대의 스토리 구조 설계는 전통적인 서사 원리 – 앞서 언급한 갈등과 공감의 요소들 – 를 잊지 않고 기술과 조화시키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AI는 구조를 다듬고 반복적인 작업을 덜어주는 도구로 활용하고, 스토리의 핵심 창의와 공감은 인간이 책임지는 식의 역할 분담이 이상적입니다 . 예컨대 AI가 스토리라인 여러 개를 자동 생성해주면, 인간 작가가 그 중 마음에 울리는 버전을 고르고 다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효율성과 감성을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본질은 인간 경험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AI 시대에도 결국 인간이 공감하는 구조가 승리할 것입니다. 요약하면, AI 콘텐츠 시대의 스토리 구조는 더 개인화되고 상호작용적으로 진화함과 동시에, 데이터 활용으로 정교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인간 보편의 공감 구조 – 갈등-클라이맥스-해결의 드라마, 감정 이입 캐릭터, 의미 있는 메시지 – 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히려 AI 시대에는 식상한 공식이 넘쳐날 수 있기에, 인간적인 스토리와 독창적 구조의 가치가 더 빛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술과 창의의 균형을 맞추어 새로운 이야기 형식을 탐구하되,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의 원리를 근간으로 삼는 것, 이것이 미래 스토리텔링 구조의 나아갈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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