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 게임 애호가가 게임기 본체에 특수한 부품인 '모드칩'을 장착해 판매했습니다. 이 모드칩은 정품 게임 CD에 포함된 '엑세스 코드' 없이도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장치였죠. 결과적으로 불법 복제된 게임 CD를 사용해도 정품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게임 제조사는 이 모드칩이 불법 복제 게임의 유통을 부추긴다고 주장하며 고소했습니다.
법원은 이 모드칩이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장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게임 제조사가 게임 CD에 넣은 엑세스 코드는 단순한 번호가 아니라 저작권 보호 장치였죠. 모드칩은 이 장치를 우회해 불법 복제 게임을 실행 가능하게 했으므로,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정품 구매자가 복제를 위해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피고인은 "나는 단순히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게이머들이 정품 게임을 더 즐기기 위해 만든 장치"라고 변명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 장치로 인해 불법 복제 게임의 유통이 확산된다"며, 피고인의 주장이 공공 이익과 충돌한다고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모드칩의 작동 원리였습니다. 정품 CD에는 '엑세스 코드'가 포함되어 있는데, 모드칩은 이 코드를 우회해 게임을 실행했습니다. 법원은 "이 코드가 없으면 게임 실행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하며, 모드칩이 고의적으로 이 장치를 무력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드칩을 설치해 사용한 개인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즐기기 위해' 모드칩을 사용한 경우와 '대량으로 판매하기 위해' 사용한 경우 처벌 수준이 다릅니다. 특히, 상업적 목적으로 모드칩을 유통한 자는 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드칩은 게임 성능을 높여주는 도구다"라는 오해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작권 보호 장치를 우회하는 도구로,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습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이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적용되는 처벌은 상황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단순 사용자라면 과태료로 그칠 수 있지만, 대량 유통자라면 중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판결 이후 게임 업계는 저작권 보호 장치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게이머들은 불법 복제 게임 사용 시 법적 책임이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모드칩 같은 장치의 개발과 유통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현재도 게임 업계는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만약 유사한 사건 발생 시, 법원은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이머들은 정품 게임 구매와 사용에 더 신경 쓰게 될 것입니다.